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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의 감각 지각 문제

01. 자폐증에서 감각 지각 차이의 역할- 과거와 현재 연구에 대한 간략한 검토

by 소아 작업치료사 마멜디 2024. 9. 24.

Brief review of past and present research (과거와 현재 연구에 대한 간략한 검토)

1943년 레오 카너(Leo Kanner)가 자폐증을 처음 식별한 이후, 자폐증의 원인과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자폐 아동의 인지 발달에 중점을 두고 여러 인지적 결함 이론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음 이론 결핍(Theory of Mind)(Baron-Cohen, Leslie, & Frith, 1985), 중앙 응집성 약화 이론(Weak Central Coherence Theory)(Frith, 1989/2003), 집행 기능 장애 이론(Executive Dysfunction Theory)(Ozonoff, 1995) 등이 있습니다(박스 1.1 참조).

BOX 1.1 자폐증의 인지 이론(Cognitive theories of autism)

-Theory of Mind(마음 이론)
:이는 다른 사람의 정신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정의되며, 일반적으로 4세 무렵까지 발달합니다(Baron-Cohen et al., 1985). 자폐 아동은 다른 사람의 감정, 의도, 행동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마음 이론 결핍'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비자폐인은 자폐인을 대할 때 '마음의 시각'을 갖고 있을까요? 자폐인의 지각 및 인지 기능이 비자폐인과 다르기 때문에, 비자폐인이 자폐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자폐인에게 마음 이론이 결핍되어 있다면, 비자폐인 역시 자폐인의 마음 이론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맹목성'을 양방향으로 해석한다면, 우리 모두가 '마음 읽기'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Weak Central Coherence Theory(중앙 응집성 약화 이론)
:우타 프리트(Uta Frith, 1989/2003)가 제안한 이 이론은 자폐증에서 나타나는 인지적 특징들(결핍과 강점 모두 포함)에 중점을 둡니다. Frith에 따르면, 정상적인 인지 체계는 다양한 자극을 일관성 있게 통합하고 이를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자폐인은 이러한 일관성 형성 능력이 약합니다. 그러나 여러 연구들(Garner & Hamilton, 2001; Mitchell & Ropar, 2004; Ropar & Mitchell, 1999, 2001; Ropar et al., 2003)은 자폐인에게 일관되게 약한 중앙 응집성이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적인 설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Bogdashina, 2005; Plaisted, 2001; Plaisted, O'Riordan, & Baron-Cohen, 1998).

-Executive Dysfunction Theory(실행 기능 장애 이론)
:실행 기능은 계획, 조직, 목표 진행 상황 모니터링, 문제 해결 등의 유연한 접근 방식을 포함합니다. Ozonoff(1995)Ozonoff, Roger Pennington(1991)은 자폐인이 보이는 유연성 부족과 계획 및 행동 조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데 이 이론이 유용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핍은 자폐증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자폐증의 특정 문제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이론은 자폐인에게 저수준의 감각 처리 과정이 온전하며, 정보가 중앙 체계에서 해석되는 상위 수준에서는 자폐인도 정상적인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Frith, 1989/2003).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자폐증에 대한 다양한 개념이 등장하면서, 감각 지각 문제가 자폐증의 핵심 특징 중 하나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감각 박탈과 시각 및 청각 장애 연구에서 간접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감각 박탈 연구(Doman, 1984; Forrest, 1996; Robbins, 2008)는 감각 자극이 갑자기 거의 완전히 차단되면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퇴행, 고정관념적 움직임 등)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도 감각 박탈 증상과 자폐증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유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자극이 부족한 환경에 갇힌 동물은 쉽게 흥분하고, 고정관념적 행동이나 자해 행동을 보입니다(Grandin, 2006).

 

시각 장애 아동과 자폐 아동은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그리고 고정관념적인 행동에서 유사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GenseGense(1994)는 시각 장애 아동과 자폐 아동의 행동이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흔들기, 리드미컬한 머리 흔들기, 물체를 돌리거나 방 안의 물체를 만지며 돌아다니는 행동 등이 관찰됩니다. 시각 장애 아동의 경우 이러한 행동을 '이상하다'거나 '기괴하다'고 보지 않지만, 자폐증에서는 종종 이러한 행동이 강박적이고 의례적인 것으로 간주되며 그 기능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고기능 자폐 여성인 도나 윌리엄스는 자신이 이러한 의례적 행동을 하는 이유를, 주변 환경과 자신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행동이 환경을 해석하고 안정감을 얻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합니다. 자폐 아동과 시각 장애 아동의 언어 발달에서도 공통적인 특징이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 echolalia(단어나 구절을 반복하는 현상)pronoun reversal 이라는 자폐 아동의 언어적 특징이 시각 장애 아동의 언어에서도 나타납니다(Fay & Schuler, 1980). 시각적 자극은 의사소통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청각 장애 아동에게도 자폐증과 유사한 특징이 관찰되지만 그 정도는 더 경미합니다.

 

이러한 현상의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세상에 대한 정보의 약 75~80%가 시각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시각 장애인은 다른 감각 정보를 보다 복잡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감정적, 심리적 문제로 이어져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자(Cass, 1996)는 시각 장애 아동이 보이는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이 시력을 가진 자폐 아동과 동일한 인지적 결핍에서 비롯되었다고 가정합니다. 시각 장애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는 행동으로는 시선 맞추기 회피(obsence of eye contact), 지시적 시선 및 가리키기 행동(referential eye gaze and pointing) 부족, 반복적 행동(repetiive behaviours), 언어적 이상(language abnormalities), 지향적 행동(: 냄새 맡기, 물건 만지기) 등이 있으며, 이러한 특징들은 정상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폐 아동은 인식이 왜곡된 것일까요? 아니며 그냥 다른 것일까요?

 

BOX 1.2 시각 장애 아동의 정상적인 행동

-시각적 공동 주의력 부족(lack of visual joint attention), 지시적 시선 및 가리키기 부족(referential eye gaze and pointing)
-반복적인 행동(repetiive behaviours)
-언어적 이상(: pronoun reversal, echolalia)
-지향적 행동(orient behaviours) (: 냄새 맡기, 물건 만지기)
-자기 몰두(self-absorption)
-방 안을 돌아다니며 물체와 가구를 만지는 '주변 탐색' ('permeter hugging' - walking around the room, touching objects and furniture)
-물체를 냄새 맡거나 만지기(smelling and/or touching objects)
-자신 또는 물체를 회전시키기(spinning themselves and objects)
-흔들기, 눈 찌르기, 머리 흔들기 등의 '스티밍' 행동(stimming)

 

시각 장애는 세상에 대한 시각적 정보가 없음을 의미하지만, 이는 모든 기능적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대로 자폐증은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정보가 왜곡되거나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시각 또는 청각 장애인은 다른 감각을 통해 시각이나 청각을 보상할 수 있지만, 자폐인은 모든 감각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상이 어렵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각 장애나 청각 장애를 가진 아동이 자폐증을 앓을 가능성이 높으며(Tantam, 2009), 청각-시각 장애 아동은 자폐증 유병률이 더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Johansson et al., 2006). 이러한 사례를 고려할 때, 감각적 과부하나 감각 박탈을 경험한 유아가 자폐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개입 시점은 아동의 발달과 자폐증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A brief history of ‘sensory researce’ ('감각 연구'의 간략한 역사)

자폐 아동에 대한 초기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비정상적인 감각 반응(: '이상하다', '기괴하다')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Kanner(1943)Asperger(1944)는 자폐 아동이 소리, 촉각, 시각, 미각, 후각에 대해 기괴한 반응을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Eveloff(1960)는 자폐 아동이 겪는 심각한 지각적 어려움을 보고했으며, Rimland(1964)는 자폐 아동의 지각 능력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dward Ornitz(1969)는 자폐증에서 지각적 장애를 설명했습니다. 1940년대 초, 일부 연구자들은 자폐증의 발달을 설명하기 위해 감각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BergmanEscalona(1949)는 자폐 아동이 매우 높은 수준의 감각 과부하를 겪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은 그러한 감각 과부하(sensory overload)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반응이라고 제안했습니다. Delacato(1974)는 자폐증이 뇌 손상으로 인해 감각 채널에 영향을 미쳐 자폐 아동의 뇌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다르게 인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폐증의 주요 특징이 비정상적인 감각 경험에 있다고 보았으며, 이를 진단 기준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Delacato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감각 지각은 높은 수준의 불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강박적 행동과 사회적, 의사소통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감각 지각의 차이로 인한 특정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어린 시기에 자폐증을 식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Ornitz, 1969, 1974). 6세 이전에 이러한 행동은 사회적 및 의사소통 관련 행동만큼 자주 관찰되었으며(Ornitz, Guthrie & Farley, 1977; Volkmar, Cohen & Paul, 1986),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비정상적인 감각 지각 경험을 자폐증의 핵심 증상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시각 장애 연구(Cass, 1996) 또한 유사한 행동 패턴이 어린이들에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불행히도 당시 자폐증의 감각 지각에 관한 이러한 모든 이론들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오랫동안 무시되었습니다. 자폐증의 감각 증상이 주요 진단 기준이 아닌 부수적인 특징으로 분류되면서, 이 문제를 연구하던 사람들은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20135,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 5(APA, 2013)이 출판되면서 크게 변화했습니다. 여기에는 감각 증상이 도입되는 것을 포함하여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진단 기준에 상당한 변경 사항이 포함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감각 입력에 대한 과민성 또는 저반응성, 특정 소리나 질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통증/온도에 대한 무관심, 과도한 냄새 맡기나 물체 만지기, 빛이나 회전하는 물체에 대한 집착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현재 우리는 자폐증과 관련된 감각 지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동안 이 주제에 관한 연구와 기사, 서적들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제 자폐증의 감각 지각이 연구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감각 지각 차이가 자폐증의 행동과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틀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연구자들이 자폐증의 감각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이를 과민성으로만 축소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발전에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문제를 단순히 과민성으로 본다면, 각 개인의 과민성을 확인하고 환경을 조정하거나 자극에 대한 둔감화 처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에 대한 간단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자폐증의 감각 과민성은 단순한 반응 차이가 아니라, 감각 정보를 걸러내지 못하거나 단편화된 처리, 그리고 처리 지연 등 다양한 감각적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자폐증의 감각 이론과 감각 증상을 고려할 때, 아주 어린 아이에게서 자폐증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감각 지각의 차이는 어린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자폐증의 초기 징후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징후, 특히 생후 첫해에 나타나는 징후는 종종 지나치기 쉽고, 나중에 회고적으로만 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박스 1.3 참조).

BOX 1.3 초기 감각 증상(Eealy sensory symptoms)

· 자폐아들은 감각적 주의(sensory attention)과 각성(arousal)에 문제를 보임
· 시각 정보에 대한 관심이 적음(less to visual information in their environment)
· 물건을 입에 넣는 빈도가 더 높음(put objects in their mouths more often)
·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반응하기까지 더 많은 단서가 필요함(need more cues before they look when someone calls their name)
· 정상 발달 아동이나 다른 발달 장애 아동에 비해 사회적 접촉에서 더 자주 물러남(Baranek, 1999) (pull away from social touch more often than other groups of children)
 
자폐 유아에게서 보고된 다른 감각 증상(sensory symptoms)

· 특정 소리에 대한 반응 부족, 특정 음식에 대한 과민성, 통증에 대한 무감각(Hoshimo et al., 1982) (lack of responsiveness to certain sounds, hypersensitivity to certain foods and insensitivity to pain)
· 시각적 자극에 대한 비정형적 관심(atypical interest in visual stimuli), 과도한 간지럼 반응(overexcitement when tickled), 비정상적인 시각 행동(unusual visual behaviours), 단단한 물체로만 놀이 제한(paly limited to hard objects) (Dahlgren & Gillberg, 1989; Gillberg et al., 1990)
· 전정 자극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unusual reactions to vestibular tasks) (Gepner et al., 1995; Kohen-Raz, Volkmar & Cohen, 1992)
· 손과 손가락, , 전신을 사용하여 흔드는 행동(hand-finger mannerisms, whole body mannerisms), 특이한 감각적 관심(unusual sensroy interests) (Volkmar et al., 1986)
· 손과 손가락 주시하기, 팔 펄럭이기(watching hands and fingers, and arm flapping)
· 고정된 행동 패턴(stereotyped behaviours), 청각 자극에 대한 과소 및 과다 반응(under-and overreaction to auditory stimuli), 특이한 자세(unusual postures), 불안정한 시각적 주의(visual attention)
· 잦은 귀 감염(frequent ear infections)(Jeans et al., 2014; Konstantareas & Homatidis, 1987)
 
이러한 자폐증 감각 증상은 생후 2년 차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이며(Adrien et al., 1992, 1993), 사회적 장애는 그보다 훨씬 나중에 나타납니다. 자폐 유아와 미취학 아동은 발달 과정에서 비정형적인 감각 운동 행동(atypical sensorimotor behaviors, 감각 민감성 증가 또는 반응성 감소, 고정관념적 운동 행동 포함)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Ermer & Dunn, 1998; Kientz & Dunn, 1997; Rapin, 1996).

 

Ausderau (2013)은 자폐증의 심각도와 발달적 기능이 감각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예를 들어, 감각적 차이가 증가할수록 자폐증의 심각도가 높아지고, IQ는 낮아졌습니다. Lane, Molloy Bishop(2014)은 네 가지 뚜렷한 감각 하위 유형을 식별하면서, '감각적 차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자폐 아동의 행동적 하위 그룹 또는 표현형을 밝혀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p.322). 감각 지각 문제에 따른 개인 차이는 여러 하위 유형을 나타낼 수 있으며(: Greenspan & Wieder, 1997; Stone & Hogan, 1993), 이러한 차이를 연구하는 것은 자폐증 이해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